토요일 오전 10시 40분, 물병과 모자까지 챙기고 현관에 섰는데 선크림이 생각난다. 아이는 이미 운동화를 신었고, 부모가 튜브를 들고 다가가자 얼굴을 돌리며 “지금 나가면 안 돼?”라고 묻는다. 이때 급히 볼과 팔에 몇 번 문지르면 귀와 목 뒤, 손등은 그대로 남기 쉽다.
아이 선크림은 가장 높은 SPF 숫자를 고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생후 6개월 전에는 그늘과 옷을 먼저 쓰고, 그 이후에는 활동에 맞는 제품을 골라 외출 전에 충분히 바른다. 물놀이나 땀, 수건으로 닦은 뒤에는 다시 바르는 순서까지 있어야 한다.
생후 6개월 전에는 그늘과 옷이 먼저다
생후 6개월이 안 된 아기는 선크림을 기본 준비물로 두기보다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먼저다. 나무 그늘이나 파라솔 아래로 자리를 옮기고, 통풍이 되는 얇은 긴 옷과 얼굴·귀·목을 가리는 챙 넓은 모자, 유모차 차양을 함께 쓴다.
그늘과 옷으로도 가릴 수 없는 얼굴이나 손등의 작은 부위가 생길 수 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이런 작은 부위에 소량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은 생후 6개월 전 아기에게 바르기 전에 소아청소년과에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이 시기에는 넓은 부위에 습관처럼 바르기보다 제품 표시와 아이 상태를 먼저 확인한다.
생후 6개월이 지난 아이는 옷 밖으로 나온 피부에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래도 선크림만 믿고 한낮 햇빛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모자, 옷, 그늘을 같이 쓰는 편이 낫다.
SPF 숫자 하나만 보지 않기
국내 제품을 살 때는 먼저 포장에 식약처가 자외선 차단 효과를 인정한 기능성화장품 표시가 있는지 본다. 그다음 SPF와 PA를 함께 확인한다. SPF는 자외선B, PA는 자외선A를 막는 정도를 나타낸다.
SPF 50+가 햇빛을 완전히 막아준다는 뜻은 아니다. 식약처도 SPF가 높아질수록 차단 효과가 비례해서 커지는 것은 아니며, 50+를 완전 차단으로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숫자가 높아도 적게 바르거나 다시 바르지 않으면 기대한 만큼 보호하기 어렵다.
미국피부과학회는 SPF 30 이상이면서 UVA와 UVB를 함께 막고 물에 강한 표시가 있는 제품을 권한다. 국내에서는 SPF와 PA를 함께 보고, 물놀이라면 내수성 또는 지속내수성 표시를 확인한다. 평소 산책과 물놀이처럼 활동이 다르면 같은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제품에 적힌 사용 목적과 방법을 같이 본다.
현관 앞에서 바르기 시작하면 늦기 쉽다
식약처와 피부과 안내는 외출 약 15분 전에 바르도록 권한다. 이미 신발을 신고 문 앞에 선 뒤 시작하면 아이도 빨리 나가고 싶고, 부모도 보이는 곳만 급히 문지르게 된다.
모자와 물병을 챙기는 시간에 선크림부터 꺼낸다.
“선크림 바르고 모자 고르면 신발 신자.”
아이는 식탁 의자나 낮은 벤치처럼 몸이 흔들리지 않는 곳에 앉힌다. 반소매와 반바지 밖으로 나온 팔과 다리뿐 아니라 얼굴, 귀, 목 뒤, 손등, 발등을 살핀다. 샌들을 신는 날에는 발가락 위와 발등, 물놀이 옷을 입는 날에는 어깨와 무릎 뒤처럼 옷 가장자리도 빠뜨리기 쉽다.
아이에게 필요한 정확한 양을 성인용 손가락 길이나 컵 크기로 그대로 정할 필요는 없다. 옷으로 가리지 않은 피부를 빈틈없이 고르게 덮을 만큼 충분히 바르고, 제품에 적힌 사용법을 따른다.
얼굴에는 바로 뿌리지 말고 손으로 바른다
분사형이나 분무형 자외선차단제를 얼굴에 바로 뿌리면 눈과 입으로 들어가거나 아이가 들이마실 수 있다. 먼저 부모 손에 덜어낸 뒤 눈가와 입술을 피해 볼, 코 주변, 귀 쪽에 얇고 고르게 펴 바른다.
아이가 얼굴을 피하면 턱을 붙잡고 한꺼번에 끝내기보다 순서를 들리게 말한다.
“팔부터 바르고, 볼은 오른쪽 왼쪽 한 번씩 하고 끝낼게.”
팔이나 다리는 아이가 먼저 문질러보게 하고, 귀와 목 뒤처럼 보이지 않는 곳만 부모가 마무리해도 된다. 아이가 직접 바르더라도 눈과 입 주변, 빠진 부위는 어른이 다시 본다.
물놀이에서는 가방에 넣어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선크림을 한 번 바르고 가방에 넣어두면 물과 땀, 수건이 제품을 지운 뒤 다시 꺼내기 어렵다. 기본은 약 2시간마다 다시 바르는 것이지만, 아이가 수영했거나 땀을 많이 흘렸거나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면 시계를 기다리지 않는다.
식약처는 물놀이용 내수성 제품도 장시간 물놀이할 때 약 1~2시간마다 덧바르도록 안내한다. 제품마다 물에 견디는 시간과 사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포장 표시를 함께 따른다.
다시 바를 때는 미끄러운 풀 가장자리에서 아이를 붙잡고 서두르지 않는다. 물에서 나와 몸을 닦고, 그늘의 마른 벤치나 의자에 앉힌 뒤 옷 밖으로 나온 피부에 다시 바른다. 수건으로 세게 문지른 어깨와 팔, 얼굴 옆, 발등을 먼저 보면 빠진 곳을 찾기 쉽다.
집에 돌아오면 피부에 남은 제품을 씻는다
외출이 끝나면 손과 얼굴, 목, 팔과 다리처럼 선크림을 바른 부위를 씻는다. 식약처도 귀가 뒤 피부에 제품이 남지 않도록 깨끗이 씻으라고 안내한다.
바르는 동안이나 씻은 뒤 피부가 붉어지거나 따갑고 가려운 반응이 나타나면 같은 제품을 계속 덧바르지 않는다. 사용을 멈추고 피부에 남은 제품을 씻은 뒤, 반응이 계속되면 진료를 받아 확인한다.
이번 외출 준비에서는 SPF 숫자를 다시 비교하기보다 선크림을 신발보다 먼저 꺼내보자. 나가기 15분 전에 바르고, 물에서 나오거나 수건으로 닦은 뒤 다시 바르고, 돌아오면 씻는 순서까지 한 번의 외출로 묶으면 된다.



